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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글로벌 선사 도약 돕겠다는 산은, 국적사만 살리기 급급?

  • 곽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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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19-04-24 10:37:40

    © 인터넷 커뮤니티 화면 갈무리

    KDB산업은행(산은)이 현대상선의 글로벌 해운사 도약을 위한 투자 지원을 약속하면서 `국적원양선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도와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은은 23일 열린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국적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이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양진흥공사와 함께 투자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산은은 "투자에 필요한 자금은 민간금융 조달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해양진흥공사와 산은이 필요할 경우 참여를 검토하겠다"며 조건을 달았지만, 금융권에서는 실질적으로 최대주주인 산은의 지원이 있어야 기타 금융사들도 투자에 뛰어들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타 언론에 나온데로)최대주주가 직접 지원을 하지 않는데 다른 은행들이 왜 움직이겠나, 산은이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2년 동안 계속해서 회생 자금 투입…이동걸 "조직 내 모럴해저드 만연해있다"

    정부는 지난 2015년 말 해운 산업 구조조정에 나서 업계 1위였던 한진해운을 지난 2017년 2월 파산처분하고 2위였던 현대상선을 구제했다. 이 과정에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약 2조원 정도를 투입했다. 이로써 산은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지분13.13%)가 됐고, 이후에도 고비마다 회생자금을 추가 지원해왔다.

    또한, 산은은 13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경영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현대상선을 위해 2023년까지 5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운용하는 국책은행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사업 마인드 부족을 꼬집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가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경우 정부에서 계속 도와주다 보니 경영마인드, 비즈니스 마인드가 전혀 없다. 그냥 소위 `공기업 증후군`같이 현 상황만 유지해도 돈이 들어온다는 마인드인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해 11월, 현대상선에 대해 "조직 내 모럴해저드가 만연해 있다. 단위로 실적을 점검해 3개월이 지나도 개선되지 않으면 (해당 임직원을) 퇴출시키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 오직 현대상선만 지속적 투자가 답?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위험성

    이 회장의 경고에 대해 일각에서는 산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산은이 최대주주가 되고 경영에 개입한 지 2년이 지나도록 뭐했느냐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후 약 6개월 지난 지금 산은이 현대상선에 또 투자를 언급하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현대상선이 원가 경쟁력과 규모의 경제를 갖춘 글로벌 선사로 도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회사의 철저한 자구 노력과 함께 산은, 해양진흥공사도 관리와 지원을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현대상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부분에 대해 `국민 세금으로 밑 빠진 독에 물 붇는 형국`이라고 비판하는 모양새다. 현재 국내 해운사들이 모두 위축돼있는 상황에서 현대상선에만 투자를 맞출 것이 아니라 자금 지원을 전체 해운사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대상선에만 집중돼있는 자금지원을 전체 해운사로 확대하고, 물동량 확보를 위한 현실적인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현재 50%에 머무는 국책 화물을 국내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국적원양선사라지만 해도 너무한다"며 "정부가 해운업을 살리자는 게 아닌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한 투자로 보인다. 낙수효과가 허위로 드러났음을 왜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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