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고금리 장기화 내수 회복 타격...KDI “물가 안정 우선, 대규모 내수 부양책 자제해야”


  • 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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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5-02 16:50:32

    고금리 기조 지속, 기업 투자·가계 소비 위축 요인

    최근 수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 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투자와 소비를 제약하는 고금리 기조 지속 때문이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 나왔다. 다만 올해 하반기 고금리 기조가 전환돼 정책금리가 인하된다면 내년부터는 내수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며, 정부는 경기 부양 정책보다 물가 안정에 먼저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됐다.

    ▲ 수출 회복세 효과의 확대로 최근 내수 위축이 완화됐으나 누적된 고금리의 영향으로 올해 내수가 충분히 회복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연합뉴스

    KDI 경제전망실 김미루 연구위원과 김준형 모형총괄은 2일 발표한 현안분석에서 최근 내수가 부진한 요인을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보고서는 2022년 4분기 크게 감소했던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하고 있지만, 지난해 2분기부터 증가세가 둔화된 내수의 회복세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내수가 빠르게 회복되지 못하는 주요 원인으로, 고금리 기조의 영향으로 기업 투자와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 꼽히고 있다.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는 통상 가계의 소득 증가, 기업의 투자 증가 등 내수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동한다. 반면 고금리의 지속은 기업 투자의 기회비용 상승, 가계의 저축 유인 증대 등으로 이어져 내수를 위축시킨다.

    연구진이 실제 2004년 1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0년간 수출·금리와 소비·투자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수출 증가는 소비와 투자의 증가로 이어졌다.

    상품 수출이 1%포인트(p) 증가하면 설비투자는 같은 분기 최대 0.36%p 오르고 약 2분기 후까지 영향이 이어진다. 반면 민간소비는 1분기가 지난 이후 최대 0.07%p 상승한 뒤 약 3분기 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됐다.

    ▲ 수출과 금리가 소비.투자에 미친 영향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진은 이에 대해 기업은 상품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반면, 소비는 단기적으로 크게 변동하기보다는 평탄화(smoothing) 경향을 보인 결과라고 해석했다.

    반면 정책금리가 1%p 인상하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3개월 후 최대 0.7%p와 2.9% 감소하며 그 영향은 9~10분기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앞서 누적됐던 금리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지난해 하반기 수출이 일부 회복세를 보였는데도 내수 위축이 심해졌고, 올해 1분기에도 금리 인상 효과가 이어지고 있지만 수출 회복 효과가 확대되면서 내수가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현재의 수출과 금리 흐름이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내수가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중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거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경우 내수가 다소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은 있다.

    KDI 경제전망실 연구진은 “금리정책의 내수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급의 시차를 감안해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베타뉴스 박은선 기자 (silver@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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