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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주면 해경’에 신고한다”...부산항 장악한 폭력배 갈취 수법


  • 정하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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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 2024-05-02 12:21:59

     

    ▲ 조직원 선박 침입 모습. ©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부산항 해상유 판매업자 상대 상습갈취 조폭들 무더기 검거

    부산항 부두에서 일하는 해상유 판매업자들을 협박해 상습적으로 금품을 갈취하고 마약을 판매·투약한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동부경찰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 등으로 조직 총책 50대 A 씨와 조직원 등 21명을 검거, 10명을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총책 A 씨 등은 동구 초량동 부산항 4·5부두 내에서 선박용 기름을 공급하는 해상유 판매업자인 선주들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해양경찰에 허위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3억 원을 갈취한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부두에서 해상유 판매업자 및 선주들이 일명 '뒷기름'을 유통한다고 해경에 신고하는 경우 장시간 조사로 출항 불가 등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을 노려 돈을 뜯기로 마음먹고, 교도소 등에서 알게 된 조직원들을 모집해 범행 전반을 기획하고 지시했다.

    ▲ 차량 내에서 발견된 마약. © (사진제공=부산 동부경찰서)

    경찰 조사 결과, 지시를 받은 조직원들은 2020년 11월경부터 지난해 6월경까지 해상유를 공급하는 선박에 올라가 호스를 발로 밟고, 휴대전화 촬영 및 해경에 신고한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조직원 중 6명은 이렇게 갈취한 돈으로 마약을 사거나 투약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2023년 1월 수사에 착수했지만 보복을 우려한 피해자들의 진술거부로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압수영장 105회 집행 및 자료분석 등을 통해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상유 공급업자 및 선주협회와 핫라인 구축, 관계 부처간 협업 강화를 통해 유사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적극적인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타뉴스 정하균 기자 (a1776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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